이백순 신한은행장은 1일 "국내에서 M&A(기업 인수 · 합병)는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400억원을 조성해 32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자리 나누기 프로그램도 내놓았다.

이 행장은 지난달 17일 신한은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간 합병 당시에도 고객 중복이 많았는데 추가로 M&A를 하면 중복이 더 심해지고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은행과 카드를 합쳐 2500만명의 고객기반을 확보한 상태라 더 늘려봐야 부작용만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장은 그러나 "해외에서는 소비자금융 부문에 대한 M&A를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행장은 또 "장기적 성장보다는 눈앞의 이익에 치중하는 단기 성과주의는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펀드 손실에 대해 "고객의 가치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상품은 결코 판매해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 고객들과 건전한 자산관리방법을 공유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지난 1분기 실적에 대해 "만만치 않게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적자는 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정부의 자본확충펀드 지원과 관련,"은행들이 스스로 얼마나 자구노력을 기울였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신한은행은 향후 자본확충펀드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배드뱅크 출자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한은행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추천하는 기업이 정규직원을 채용하면 1년간 1인당 매월 급여의 80%(최대 월 100만원)를 지원하는 데 350억원을 사용하기로 했다.

또 실직자나 미취업자들에게 회계 교육을 제공하고 향후 사회적 기업에서 이들을 채용하면 매월 1인당 80만원 수준의 급여를 지원하며 저소득층 가정 자녀에게 매월 가구당 20만원가량의 보육비를 지원하는 데 5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3200개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