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태양광 등 신 · 재생에너지 분야와 함께 바이오 생명과학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한다.

한화는 30일 계열사인 한화석유화학과 드림파마가 공동으로 항체 치료제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으로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진 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신 · 재생에너지와 바이오 사업을 양축으로 하는 신성장사업 추진을 통해 다시 마련하겠다는 전략에서다. 최근 김승연 회장이 주력 계열사인 한화석유화학 대표에 복귀하면서 신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 회장은 한화석유화학을 구심점으로 한 신성장동력 로드맵 마련을 진두지휘하며 그룹의 잠재 성장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바이오 생명과학 사업 본격 진출

한화가 항체 치료제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은 향후 수요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세계 항체 치료제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 52조여원으로 추정되며,연간 30% 가까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석유화학은 2006년 말 항체 치료제 개발에 착수,바이오 시밀러(바이오 복제의약품) 및 신약 항체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신약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으며 시험이 끝나는 대로 상업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1단계로 305억원을 투자해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 안에 대규모 항체 치료제 생산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HD203은 임상시험이 끝나는 2012년부터,유방암 치료제 HD201과 관절염 치료제 HD202는 각각 2013년과 2014년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모두 바이오 시밀러로 기존 화학합성물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 발생 확률이 낮고 가격이 저렴해 전 세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한화 측은 보고 있다.

한화석유화학은 또 신약 항체인 천식 치료제 HD101 개발을 끝내고 올해 하반기 중 전임상시험(동물을 대상으로 실효성을 검증하는 과정)을 실시할 예정이다. 해외 제약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국제 라이선스 획득과 신약 공동 개발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장일형 한화 홍보담당 부사장은 "대기업 중 처음으로 항체 치료제 개발에 성공해 국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태양광사업 수직계열화 추진

한화는 신성장동력의 다른 한 축인 신 ·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김 회장은 지난달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향후 3년간 중복 사업 통 · 폐합 및 한계사업 정리 등을 통해 신 · 재생에너지 등 신성장동력에 투입할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화는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위해 태양전지 셀 외에 태양전지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개발과 발전소 운영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석유화학은 작년 12월 울산공장에 330㎿ 규모의 태양전지 셀 공장을 착공했다. 2차전지 소재 개발과 수소저장물질,탄소나노튜브 개발에 대한 투자도 늘려 나갈 예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각 계열사 사업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고 신 · 재생에너지 투자도 계속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