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계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경제위기를 맞아 해외에서의 스포츠 마케팅 활동은 확대하거나 최소한 현상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국내대회 후원에는 점차 손을 떼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비용 절감을 위해 국내 프로축구와 프로야구 등의 스폰서를 중단하는 등 규모를 축소했고, LG전자 역시 해외에서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스포츠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매출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두 기업에 있어서 해외에서의 브랜드 제고가 한층 중요해진 현실이 스포츠 마케팅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국내에서는 '짠손', 해외에서는 '큰손'이 되고 있는 셈이다.

◇국내 후원 축소 =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국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타이틀 스폰서를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5년부터 2008년 시즌까지 한국프로야구 타이틀스폰서를 맡아왔고, 그래서 대회이름도 `삼성 PAVV 프로야구'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게임업체 CJ인터넷이 공식 타이틀스폰서 자리를 넘겨받아 대회 명칭이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가칭)로 변경됐다.

작년 시즌을 기준으로 할 때 삼성전자는 프로야구 타이틀스폰서 중단으로 45억원을 절약했다.

삼성전자는 또 올해부터 프로축구 타이틀 스폰서 활동도 중단한다.

이에 따라 2001년 한해를 제외하고 2000년부터 2008년까지 꾸준히 명맥이 이어졌던 K리그 삼성 하우젠컵 프로축구대회라는 명칭 역시 바뀌게 됐다.

LG전자의 경우 최근 들어 국내 스포츠경기 후원이 없었고, 올해도 특별한 계획이 없다.

2007년까지 개최했던 엑스캔버스 프로암 골프대회 후원도 중단한 상태다.

LG전자 관계자는 "아무래도 전체 매출의 85% 정도가 해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국내보다는 해외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외 마케팅 확대 = 삼성전자는 현재 맺고 있는 해외 스포츠 후원활동이 대부분 장기계약인 만큼 당분간 현상을 유지한다는 방침이고, LG전자는 불황일수록 해외 마케팅 활동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구단과 내년 5월까지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고, 2010년 광저우(廣州) 아시안게임과 개최지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2016년 하계 올림픽까지 공식 후원사로 활동할 예정이며, 아시안컵 축구는 2012년까지 후원한다.

삼성은 오는 10월17일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 대회 후원도 계속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작년 4분기에 대규모 적자가 발생해 임원 출장경비까지 줄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올해는 불요불급한 스포츠 마케팅 비용을 줄인다는 방침이지만, 해외 스포츠마케팅의 경우 장기계약이어서 일단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풀럼 구단과 2009-2010 시즌까지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고, F1 자동차 경주대회, 스노보드 월드컵 등으로 해외 스포츠마케팅 대상을 다각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하순 세계 최대 규모인 포뮬라원(F1) 월드챔피언십 자동차경주대회와 후원계약을 맺었고,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호주에서 열린 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착수했다.

F1대회는 호주를 시작으로 중국, 영국, 일본, 브라질 등 17개 국가에서 순차적으로 열리며, LG전자는 향후 5년간 글로벌 파트너 자격으로 후원할 예정이어서 2010년 10월 우리나라(전남 영암)에서 처음 열리는 대회도 후원하게 된다.

또 미국프로골프(PGA) 특별이벤트인 LG스킨스게임과 브라질 프로축구 명문구단인 상파울로FC의 스폰서 활동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고, 지난해 10월에는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동계스포츠 스노보드 월드컵을 후원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