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카드결제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민간 소비지출에서 카드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29일 한국은행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에 민간 소비지출 중 신용카드 결제 비중은 52.1%로 집계됐다.

작년 민간 소비지출액은 535조5천600억 원이며 이 중 현금 서비스 및 기업구매카드 실적을 제외한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279조2천700억 원이다.

명목 민간 소비지출이 전년 대비 9.8% 늘어나는 동안 카드 사용액은 15.8% 급증했다.

민간소비 중 카드결제 비중은 1990년 5.6%에 불과하다가 2000년 24.9%로 늘어난 뒤 정부의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2002년 45.7%까지 뛰어올랐다.

2003년(43.9%) 카드대란을 거치면서 2004년 41.7%까지 축소되기도 했지만 2005년 44.8%, 2006년 47.3%, 2007년 49.5% 등으로 증가해왔다.

이처럼 신용카드 사용 비중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은 카드 결제범위가 확대되고 소액 카드결제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작년에 1만 원 미만 소액결제가 크게 늘었고 학원, 보험, 자동차정비, 택시 등 주로 현금으로 결제하던 분야에서 카드결제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궁핍해지면서 웬만하면 할인 및 포인트 적립 혜택이 있는 카드로 결제하는 문화가 확산된 것도 카드 이용 비중 확대에 기여했다.

올해 들어서는 경기침체 속도가 빨라지면서 카드 사용액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지만 민간 소비지출 중 카드결제 비중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올해 민간 소비지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카드사용액은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을 뿐이어서 카드결제 비중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들어 2월 말까지 국내 카드결제금액(현금서비스.카드론.기업구매카드 제외)은 47조9천92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23% 늘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