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1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이 회사는 신용등급이 'BBB0'으로, 앞서 BW를 발행한 기아차(AA0)와 코오롱(BBB+)보다 낮다는 점에서 그동안 중소 · 중견 기업들이 많이 이용해왔던 BW가 회사채를 대신해 대기업들의 유동성 확충에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 BW는 26일 청약을 마감한 결과 1000억원 공모에 1578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들어와 1.5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4000억원 공모에 8조원의 뭉칫돈이 몰린 기아차보다는 덜하지만 신용등급을 감안할 때 양호한 성과라는 평가다.

대표 주관사인 대우증권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BW의 신주 전환가격이 5000원으로 현재 주가(3770원)보다 높았지만 3년만기 보장수익률이 연 10%로 높아 고수익을 기대한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BW가 대기업들에도 유력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에다 신주를 저가에 매입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어 기관뿐 아니라 개인들도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3년만기 'BBB-' 회사채의 수익률은 연 12.07%에 달한다.

대기업들의 잇따른 BW 발행 성공이 'BBB'급 회사채 발행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27일 청약을 받을 예정인 1600억원 규모의 한화건설(BBB+) 회사채의 경우 기관들의 예약이 이미 찬 것으로 알려졌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