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 日관광객 기대…겹치는 시장 많아 경쟁치열

저가 항공사들이 취항 요건을 갖추면서 국제선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주 일본 기타큐슈에 정기선을 띄운 제주항공 외에 에어부산, 진에어 등 저가 항공사들은 첫 취항지를 일본으로 정하고 노선을 분석하고 있다.

애초 연말께 국제선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던 에어부산은 최근 경기 침체를 고려해 내년 3월로 취항 시기를 조정했지만, 첫 취항지로는 일본 후쿠오카를 염두에 두고 있다.

에어부산이 기반으로 삼는 부산광역시가 거리상으로도 가까운 후쿠오카를 초광역경제권으로 묶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올 하반기 국제선 취항을 준비하는 진에어도 일본 취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에어 관계자는 "저렴한 비용으로 안전하게 여행을 즐기려는 수요에 맞춰 노선을 개발하고 있다.

상용 노선보다는 단거리 관광 노선을 먼저 시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저가 항공사들이 일본을 첫 취항지로 결정하는 이유는 비교적 출혈 경쟁이 덜한데다 최근 환율로 일본발 한국행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상하이와 베이징을 제외한 다른 도시들은 중국 저가 항공사들이 10만 원대 상품을 내놓고 운항하고 있어 국내 저가 항공사들로서도 가격을 앞세워 뚫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저가 항공사들이 잇따라 비슷한 지역에 취항하면서 무대만 국내에서 일본으로 바뀌었을 뿐 제살깎기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저가항공사들이 취항하려는 일본 규슈 지역은 대부분 벳푸 온천을 비롯한 관광 수요가 많은 곳으로 후쿠오카, 기타큐슈, 오이타 등 어느 공항에 취항하든 일정부분 수요가 겹칠 수밖에 없다.

상용 노선인 도쿄는 항공 자유화가 안 돼 있어 저가 항공사들로서는 새로 노선 배분을 받기 전에는 취항하기 어렵다.

다른 상용 노선인 오사카는 관광 수요도 일부 있지만, 대형 항공사들이 많이 취항하고 있어 저가 항공사들로서는 쉽지 않은 시장이다.

이달 20일부터 인천-오사카 노선을 매일 한차례 운항하는 제주항공도 닷새 동안 평균 탑승률이 애초 기대에 못 미치는 54% 정도로 집계됐다.

이 노선에서 대한항공은 평균 75% 안팎의 탑승률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을 낼 수 있는 단거리 노선이 제한돼 있어 국제선 시장도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라며 "결국 가격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