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동유럽 시장에 수출한 자동차 대수가 작년에 비해 7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서유럽을 제치고 북미에 이어 수출 2위 지역으로 부상했던 동유럽이 올들어 금융위기의 타격을 심하게 받으면서 현지 시장이 빠른 속도로 얼어붙은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5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완성차 회사들은 동유럽에 1만1천216대를 수출했다.

이는 작년 2월에 비해 70.7%나 떨어진 수치이며 해외 전 지역을 통틀어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지난달 서유럽에는 작년 동월대비 15.9% 감소한 1만6천648대가 수출됐고 북미 시장에 투입되는 자동차 선적량은 지난해에 비해 6.2% 줄어든 4만8천420대를 기록했다.

선진시장보다 신흥시장에서 수출이 더 가파르게 줄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인 불경기 속에서 `나홀로' 판매가 증가해 온 중동에서도 지난달에는 수출량이 작년 2월에 비해 1.9% 줄어든 2만7천824대에 그쳤다.

중남미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올해 2월 수출량도 지난해보다 각각 32.2%, 19.6%, 13.1%씩 감소했다.

해외에서 유일하게 수출이 늘어난 곳은 아프리카다.

작년 2월 1만1천843대였던 수출 대수가 지난달 1만7천523대를 기록해 47.9%나 뛴 것이다.

이는 기아차 등이 아프리카에서 우수 대리점을 대거 확보하고 판매역량을 끌어올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동유럽 수출 급감과 관련해 "현지 산업수요가 지난달 36%나 줄어들었고 금융시스템이 취약해 신용경색의 타격이 큰 상황"이라며 "구제금융을 신청한 우크라이나의 경우 지난달 산업수요가 78%나 하락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