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소하리 1공장 카니발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국내외 경기부진으로 인한 판매 급감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기아차 관계자는 23일 "카니발 라인이 지난 20일부터 가동 중단돼 해당 근로자들의 근무를 교육으로 대체하고 있다"며 "오는 31일까지 가동을 중단하고 주문상황 등을 감안해 향후 생산일정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아차가 물량 조절을 위해 생산라인을 멈춘 것은 지난달 25일부터 6일(주말 및 휴일 포함) 동안 광주공장의 스포티지 생산라인을 중단한데 이어 두 번째다.

소하리 1공장의 카니발 생산라인은 작년 12월 혼류생산(한 생산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동시에 생산하는 것) 설비공사를 통해 프라이드도 함께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카니발 판매 부진이 심화되자 라인 가동을 멈추게 됐다. 노조 관계자는 "혼류생산 체제는 일정 부분 가동률을 올리는데 도움을 주지만 카니발 판매가 너무 부진해 혼류생산을 통해서도 라인 가동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카니발의 생산량은 올 들어 2개월간 1497대에 그쳐 전년 동기(1만6640대)보다 91.0% 급감했다. 같은 기간 내수 판매량도 2193대로 32.1%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판매도 줄었지만 해외 시장 위축이 더욱 심해 수출이 매우 부진하다"며 "작년부터 누적된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생산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소하리 2공장 프라이드 생산라인의 경우 현재 주 · 야간 각 8시간에 잔업 2시간씩 포함된 '10+10' 생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