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조직과 그렇지 못한 조직의 차이는 분명하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칭찬하고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믿고 따르는 조직은 잘 나간다. 반대로 만나기만 하면 상사와 부하를 씹어대는 조직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요즘 같은 위기 상황에서 필요한 리더십과 팔로어십은 무엇일까. 여론조사업체인 엠브레인이 직장인 7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리더십으론 '리더의 솔선수범 및 희생정신'이 꼽혔다.

전체의 41.5%(복수응답)가 이럴 때일수록 솔선수범 및 희생정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신들은 옛날 그대로인채 아랫사람에게만 고통분담을 요구해서는 호응을 받아내지 못한다는 직장인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이어서 '우유부단하지 않고 적기에 빠른 결단을 내리는 신속성'과 '직원들이 희망을 가질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각각 40.2%에 달했다.

선수를 적기에 교체하거나 빈타에 허덕이던 추신수 선수를 기용하는 김인식 감독의 리더십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어려울수록 리더의 상황판단 능력이 중요하다는 얘기도 된다.

'당면한 재무적 위기를 극복할 능력'을 리더십의 요체로 꼽은 사람은 15.2%를 차지했다. '해고나 임금삭감 등 직원들의 고통을 최소화하려는 자세'(13.9%)와 '선제적 구조조정 노력'(11.2%)도 필요한 리더십으로 꼽혔다.

리더들이 원하는 팔로어십으론 '책임감있는 일처리'와 '회사 전체를 생각하는 자세'가 각각 44.1%로 가장 많았다. 어려운 만큼이나 자기 자신의 욕심을 죽이고 맡은 일을 제대로 처리하는 사람이 다른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인식이 많은 셈이다.

자기 팀에선 슈퍼스타임에도 국가를 위해 대타나 대주자의 역할을 성심성의껏 수행하는 야구 국가대표선수들의 팔로어십이 지금 상황에선 절실하다는 얘기도 된다.

'회사의 위기 극복방안을 고민하고 제시하려는 적극적인 자세'(40.6%)도 많이 요구됐다. 뒷짐지고 있지 말고 각종 아이디어를 내는 직원들을 필요로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어서 '고통분담 필요성을 이해하는 자세'(17.9%)와 '리더가 제시한 비전이나 결정을 따르는 태도'(16.4%)도 위기 상황에서 필요한 팔로어십으로 꼽혔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