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은 1998년 보험 · 증권그룹인 트래블러스를 합병,세계 최대의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했다. 이때부터 씨티 엠블럼처럼 한 우산 아래 모든 금융 기능을 모으는 '금융 슈퍼마켓' 전략은 금과옥조로 통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씨티는 미국발 금융위기에 휩싸이며 '추락 천사'로 전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한 '글로벌 은행 50위' 순위를 10년 전(1999년 3월 말)과 비교해본 결과,미국 · 영국의 몰락과 중국 · 캐나다의 화려한 부상으로 요약되는 지각변동이 나타났다.

1998년부터 2007년까지 확고부동한 1위를 고수했던 씨티그룹은 지난 17일 현재 세계 46위로 추락했다. 10년 전 1509억달러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137억달러로 10분의 1토막이 됐다. 10년 전 2위였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1위로 떨어졌다. 4위였던 영국 로이즈은행은 50위권 밖으로 밀렸다.

반면 10년 전에는 순위 밖이었던 중국 은행들이 세계 1~3위를 석권했다. 공상은행이 시가총액 1750억달러로 1위에 올랐다. 건설은행과 중국은행이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교통은행(12위),초상은행(17위) 등 총 6개 은행이 50위권에 올랐다.

캐나다 은행들도 약진했다. 10년 전 단 한 곳도 50위권에 없었지만 현재 캐나다왕립은행(RBC)이 10위,토론토도미니언은행이 19위에 오르는 등 50위권에 5개 은행을 올렸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