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처음처럼'을 인수한 롯데주류가 다음 달부터 대대적인 광고와 마케팅으로 '소주 전쟁'의 포문을 연다. 이에 따라 알코올 도수 18.5도짜리 신제품 '진로 제이'를 선보인 진로와 치열한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롯데는 '처음처럼'을 그룹 차원에서 키우기 위해 부산 · 경남은 물론 전국적으로 팬층이 두터운 롯데자이언츠를 적극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롯데자이언츠 선수 유니폼에 소주 '처음처럼' 로고를 달고 부산 사직구장에 대형 광고판을 내걸 예정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부산 · 경남의 터줏대감이던 대선주조(부산) · 무학(경남)과 사직구장의 광고계약을 연장하지 않아 올해 사직구장에선 '시원'(대선주조),'좋은데이''화이트소주'(이상 무학) 광고판이 사라지게 됐다.

롯데는 '유니폼 로고'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자이언츠 팬들의 야구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소주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롯데는 서울 · 수도권 소비자를 대상으로 롯데 상표가 부착된 '처음처럼' 알리기 작업에도 본격 나선다. 다음 달부터 신문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광고를 진행하고 수도권 중심의 판촉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리뉴얼 제품인 '진로 제이' 출시,도우미 마케팅 재개 등을 통해 선제 공격에 나선 진로에 맞불을 놓는 것이다. 소주업계에서는 '진로 제이'가 '처음처럼'의 깔끔한 맛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제품으로 보고 있다.

'처음처럼'은 막강한 유통 파워를 지난 '롯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다져놓은 전국 유통망과 롯데마트에서의 상품 배치 등에 힘입어 '처음처럼'의 점유율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

실제 지난 12~18일 롯데마트에서 '처음처럼'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29.0% 증가한 반면 진로는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부산에서 '처음처럼' 판매량은 57.4% 급증,진로(23.6%) 무학(30.4%) 대선주조(-4.0%) 등의 신장률을 크게 앞질렀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