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전문대학이 각개전투식으로 기업과 협력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여러 대학이 힘을 합쳐 산학협력을 추진한다면 기업,대학,학생이 모두 윈윈할 수 있겠죠."

박홍석 전문대학 커리어패스협의회 공동준비위원장(인덕대학 산학협력처 단장 )은 20일 서울 인덕대학에서 열린 전문대학 커리어패스협의회 발기 총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가 만들고자 하는 커리어패스협의회는 일종의 전문대학들의 메이저리그다. 인덕대를 비롯해 동양공업전문대 · 명지전문대 · 두원공과대 · 영진전문대 · 울산과학대 등 각 지역 12개 주요 전문대와 한국인재연구원이 참여한다. 국내 주요 전문대들이 '학생들을 함께 키워내자'며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위원장은 "직업전문교육기관 역할을 해야 할 전문대 중 상당수는 인력과 재정 등 자원 부족으로 산학협력을 원활하게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창립 이유를 설명했다.

"기업이 원하는 학생의 능력(스펙)이 100%라면 개별 대학에서 학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은 30~50%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니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하더라도 기업이 완전하게 만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죠."

여러 대학이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각 대학의 자원을 십시일반 형식으로 활용해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박 위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예컨대 방학 중이나 방과 후,주말 등에 특정 대학에서 12개 대학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특정 기업이나 산업을 위해 고안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중견 간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공동 운영할 계획이다. 학생들에게 직장생활 에티켓도 가르쳐주고 진로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부족한 부분에 대한 재교육 등도 제공해서 '커리어패스'를 만들어주겠다는 구상이다.

커리어패스협의회 발기 총회에는 하이마트 · 두원공조 · 영림원소프트랩 등 각 분야별 기업들이 참가한다. 박 위원장은 "앞으로 1000개 기업과 협약을 맺어 인재 수요 분야와 채용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협의회를 통해 대학과 기업이 유기적으로 연계된다면 기업들은 맞춤형 인재를 구할 수 있고 인재 채용 과정에 드는 시간과 돈을 70~80%가량 줄일 수 있게 된다"며 "국가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