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여명의 연구개발( R&D) 인력이 일할 수 있는 'LG전자 서초 R&D 캠퍼스'가 18일 완공됐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서울 소재 R&D 시설 중 가장 규모가 크다. LG전자는 전국에 분산돼 있는 R&D 인력을 이곳에 집중,업계를 리드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서울 최대 규모 연구시설 첫 선

서초 R&D 캠퍼스 준공식에는 구본무 회장을 비롯해 강유식 ㈜LG 부회장,구본준 상사 부회장,남용 전자 부회장,김반석 화학 부회장 등 그룹 최고경영진이 대부분 참석했다. 구 회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의 열쇠는 차별화한 고객가치를 만들어내는 힘이며 그 중심에 R&D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 흐름을 선도할 수 있는 원천기술은 아무리 긴 시일이 소요되더라도 적극적으로 개발해 달라"고 당부했다.

LG그룹은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해서는 R&D 센터가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 판단,2006년 3월부터 서초 R&D 캠퍼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시설을 건립하기 위해 2600억원을 투자했다. 지상 25층,지하 5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연면적은 12만5000여㎡(약 3만8000평)다.

서초 R&D 캠퍼스는 휴대폰,디지털 TV,광(光) 스토리지 등 첨단 전자제품과 관련한 기술을 발굴하고 컨버전스(융합) 제품들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LG 관계자는 "전자업계의 고충이던 원천기술 부족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며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3조5000억원의 R&D 예산을 편성한 것도 기술 경쟁력을 통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한다는 목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R&D 인력 대이동

서초 R&D 캠퍼스 완공으로 LG전자 R&D 인력의 대이동이 이뤄졌다. 휴대폰 관련 인력 1000여명이 서울 가산동 MC연구소에서 이곳으로 옮겼다. 500여명의 기초소재 분야 전문가들은 우면동 전자기술원에서 선발했다. 평택 구미 창원 등 전국 각지에 위치한 사업장 소속 R&D 인력 중 일부도 이곳으로 근거지를 바꿨다.

이 시설은 디자인 연구의 중심지 역할도 겸하게 된다. 서울 역삼동에 있던 전자 디자인센터가 이곳으로 이주한다. 회사 관계자는 "미려한 디자인도 신기술 중 하나"라며 "디자인과 R&D 인력들의 긴밀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디자인센터 위치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준공식이 끝난 뒤 LG 경영진들은 '2009년 연구개발 성과 보고회'를 갖고 전자,화학,텔레콤 등 11개 계열사 R&D 인력들이 개발한 80여개의 제품들을 살펴봤다. 태양광 발전설비 △차세대 조명 △냉 · 난방과 공기청정 결합 기술 △차세대 전지 등 차세대 성장동력 분야의 R&D 방향도 논의했다.

구 회장은 27개 R&D 프로젝트팀에 'LG 연구개발상'과 포상금 18억원을 시상했다. 신기술 분야에서는 전지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분리막 기술을 개발한 LG화학 연구팀이,사업화 분야에서는 북미를 겨냥한 전략 휴대폰 '데어'를 만든 LG전자 연구팀이 각각 대상을 받았다.

LCD(액정표시장치) 컬러필터 잉크젯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한 LG전자 · 디스플레이 · 화학 합동 연구팀,IPTV(인터넷TV) 서비스인 'myLGtv'를 만든 데이콤 연구팀 등은 시너지상을 받았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