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카지노 등 사행산업은 경기를 덜 탄다. 오히려 경기가 위축되면 손님이 느는 경우도 적지 않다.

팍팍한 삶에서 희망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카지노에서 ‘대박’의 꿈을 꾸며 위안을 받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글로벌 경기침체는 카지노마저 불황의 늪으로 밀어넣고 있다. 슬롯머신에 밀어 넣을 동전 몇 푼마저 사치가 되고 있는 셈이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인 ‘도박도시’ 아틀랜틱시티의 11개 카지노는 올 1~2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9.2% 감소했다. 이 도시에 도박산업이 합법화된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지난 달 17일에는 세 곳의 카지노가 파산하기도 했다.

추가적인 투자도 뚝 끊어졌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MGM 미라지와 피나클이 추진했던 두 곳의 카지노 신축 공사는 금융시장 경색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최근 모두 중단됐다.

피나클은 15억달러짜리 카지노 설립 계획을 철회하고 부지를 매각키로 결정했다. 20억달러 규모의 리조트 건설을 추진하던 레벨 엔터테인먼트도 사업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스펙트럼 게임 그룹의 매니저인 마이클 폴락은 “아틀랜틱시티가 사상 유례없은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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