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세에 일부서 경제바닥론 제기
전문가들 "샴페인 터뜨리기에는 이르다"


미국 경제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미국 주가가 12일(현지시간) 사흘째 급등세를 이어가고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호전되는 등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나면서 미국 경제가 바닥을 찍은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그러나 워낙 경기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작은 호재에도 크게 반응하는 것일 뿐 조만간 회복세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지속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반짝 반등'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9.66포인트(3.46%) 급등한 7,170.06에 장을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750.74로 29.38포인트(4.07%) 올랐다.

미국의 간판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락에 그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GE 주가는 13% 올랐다.

미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2월 소매판매 실적도 전문가들의 전망치(0.5% 감소)보다 양호한 0.1% 감소에 그쳐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주가 반등 등으로 투자자들의 심리에 미묘한 변화의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불과 며칠간이지만 '월가 최악의 공포가 부풀려졌을지도 모른다'고 믿고 싶다는 것.
베서머 트러스트의 수석 투자책임자인 마크 D. 스턴은 투자자들이 경제와 기업이익에 대한 절망적인 견해를 재고하는 등 주식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바닥까지 떨어졌을 때 실낱같은 긍정적인 소식도 큰 환영을 받기 마련이라면서 하지만 주식시장은 또다시 추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도 앞서 11일 미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경기 회복의 징후가 보인다고 말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투자전략가인 에드워드 야르데니는 "정부의 구제책 중 일부가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면서 주가 반등 뒤에 일부 실질적인 개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중론도 만만찮다.

며칠간의 주식시장 급등세와 일부 경제지표 호전만으로 경기 회복을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경기침체가 많은 이들의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지면 주가 반등세도 맥없이 무너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발레스트라 캐피털의 제임스 멜처 사장은 "새로울 게 하나 없다"면서 "모든 약세장에는 이 같은 주가 반등이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도 경기침체가 깊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신용카드와 자동차 할부금을 갚느라 더 힘겨워하고 있다면서 개발업자들과 기업인들 역시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와코비아의 경제학자인 팀 퀸란은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