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11일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 문제와 관련, "재협상은 없다는 게 미국 정부의 입장이며 한미 양국이 합의한 내용을 재협상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이날 오후 KBS라디오에 출연,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내정자가 "현 상태로는 한미FTA를 수용할 수 없다"고 언급한 데 대해 "미국 민주당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일부 분야에서 추가적인 협의를 요청해올 경우 이는 `재협상'이 아니라 `부속 합의서'의 형태가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그러나 그 경우에도 협정문의 수정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렇게 할 수도 없다"며 "한미FTA 파기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한미FTA 선(先) 비준' 입장에 대해 "선비준을 할 경우 미국의 추가적인 발언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며 사실상 추가협의를 하더라도 우리가 유리한 고지에서 협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또 미국이 자동차 분야의 협정을 문제삼고 있는 데 대해 "자동차 무역불균형은 한국의 무역장벽 때문이 아니라 미국산 자동차가 한국시장에서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미국 자동차 산업의 문제점이라는 점을 확실히 부각시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의회가 한미FTA 비준의 전제조건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시장개방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미국 의회의 생각이 아니라 국내 소비자의 생각으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가 확보될 때까지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