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가 세계 주요국들에 비해 가파르게 하락하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우리의 주력 수출품을 중심으로 세계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입는 타격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8일 '국내경기에 대한 세계경제 영향 확대의 원인' 보고서에서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5.6%로 미국(-1.6%)이나 유로권(-1.5%), 일본(-3.3%) 등에 비해 훨씬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다른 국가에 비해 크게 위축되고 있는 원인으로 '높은 대외의존도'를 꼽았다. 실제로 우리나라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3.5%로 세계 평균보다 두배 가까이 높다. 특히 GDP 산정에 이용되는 물량기준 재화와 용역 수출의 GDP 비중은 지난해 기준 63.5%에 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국민 계정상 재화와 용역의 수출은 전년동기비 7.2% 감소하여 전체 성장률을 4.4% 끌어내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이 자동차, 가전 등 내구재와 함께 전자부품, 철강 및 화학 등 경기침체기에 불리한 내구재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것도 문제다.

연구원은 "수출품 구성을 보면 세계 평균보다 내구재와 중간재의 비중이 크다"며 "선진국으로 자동차나 기계, 전자제품 등 내구재를, 중국 등 개발도상국으로 생산능력 확충에 필요한 중간재와 자본재를 수출하는 방식을 취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급격한 글로벌 수요 위축은 이같은 주력 수출품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내구재 소비가 급감하면서 전체 수입 감소를 이끌었고, 이는 중국을 통한 우회수출에 타격을 줘 내구재 생산에 필요한 자본재 수출까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우리나라에 불리한 세계무역 환경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라며 "올해 국내 성장률은 세계경제 성장률보다도 낮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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