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가 세계 경제보다 큰 폭으로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우리의 주력 수출품을 위주로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8일 `국내 경기에 대한 세계경제 영향 확대의 원인' 보고서에서 "국내 경제가 세계 경제보다 더 크게 하락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5.6%로 미국(-1.6%)이나 유럽연합(-1.5%), 일본(-3.3%) 등 선진국은 물론 주요 개발도상국보다도 침체 폭이 컸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된 원인으로 높은 대외의존도를 꼽았다.

수출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7.7%로 전세계 평균(33.5%)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수출품 구성도 세계 경기 침체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수출품 구성을 보면 세계 평균보다 내구재와 중간재의 비중이 크다"며 "선진국으로 자동차나 기계, 전자제품 등 내구재를, 중국 등 개발도상국으로 생산능력 확충에 필요한 중간재와 자본재를 수출하는 방식을 취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최근 급격한 글로벌 수요 위축은 이같은 주력 수출품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내구재 소비가 급감하면서 전체 수입 감소를 이끌었고, 이는 중국을 통한 우회수출에 타격을 줘 내구재 생산에 필요한 자본재 수출까지 크게 줄었다"고 진단했다.

2007년 이후 내수 경기가 세계 경기에 동조화됐다는 점도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수출은 작년 11월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소비지표는 국제 금융불안이 가시화된 9월부터 뚜렷한 둔화세를 보였다"며 "내수가 수출보다 더 빠르게 세계경기에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우리나라에 불리한 세계무역 환경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라며 "올해 국내 성장률은 세계경제 성장률보다도 낮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