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업종별 협동조합 및 연합회의 정기총회 시즌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신임 단체장(이사장 · 회장)들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3일 중소기업중앙회 및 각 조합에 따르면 올해 정기총회를 개최했거나 앞두고 있는 전국 단위의 140개 조합 중 단체장 임기 만료를 앞둔 43개 조합에서 신임 이사장(회장)이 확정됐다. 43개 조합 중 28곳에서 기존 이사장이 연임됐으며 나머지 조합들도 별다른 잡음 없이 1인 추대방식으로 이사장을 선출한 곳이 대부분이다. 김종배 중소기업중앙회 회원지원본부장은 "중소기업들이 어려운 경제상황을 맞아 새로운 리더십보다는 검증된 리더십에 기대거나 치열한 경선보다는 화합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선거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의 경우 사업 전념 등의 이유로 중도사퇴 의사를 밝힌 전임 김득연 이사장이 총회 당일 조성환 신성컨트롤 대표를 신임 이사장으로 단독 추천,조 이사장이 선임됐다. 한국목재공업협동조합은 이사장 입후보자가 없자 만장일치로 이경호 영림목재 대표를 신임 이사장으로 추대했다. 김경환 삼아씨에프 대표를 신임 이사장으로 뽑은 한국통조림식품공업협동조합은 회원사들이 모두 출마를 고사하는 바람에 조합 측이 선거 과정에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김홍근 피아산업 대표를 신임 이사장으로 뽑은 한국금속가구공업협동조합은 경비절감 차원에서 통상 호텔에서 치러왔던 정기총회를 조합 사무실이 있는 보문동 서광빌딩 강당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신임 단체장들은 어려운 대내외적인 여건을 감안,이구동성으로 조합 활성화를 강조했다. 전임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대한직물공업협동조합연합회를 이끌게 된 윤성광 동진화섬 대표는 "섬유업계는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대비해 시설 확충이 시급한 상태"라며 "향후 경제회복기에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단기저리의 자금을 지원받아 업체들이 미리 양산체제를 갖출 수 있도록 힘 쓰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당선된 노시청 한국전등기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필룩스 대표)도 수출 활성화를 위해 해외시장에 맞는 규격,품질관리에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단독후보로 추대된 김종호 한국무인경비업협동조합 이사장(고려SE 대표)은 "2007년 11월 신설된 조합인 만큼 회원사들을 위한 수익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2명의 후보자가 나서 박빙의 승부를 연출했던 한국기업문서배송업협동조합의 이순희 신임 이사장은 "신속하고 저렴한 물류 서비스 제공에 힘 쓰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중에서는 정보통신공업조합의 주대철 세진텔레시스 대표가 경선 후보자 없이 단독출마에 나서 세 번째 연임해 눈길을 끌었다. 또 중소기업납품단가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1997년부터 주물공업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서병문 비엠금속 대표도 다섯 번 연임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번에 새로 선출되거나 연임된 이사장들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의 임기 동안 각 협동조합을 이끌게 된다.

이정선/임기훈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