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뉴질랜드 농업 개혁 벤치 마킹하라"
이명박 대통령이 3일 뉴질랜드에 도착,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오클랜드 인근에 있는 식물 · 식품연구소를 찾았다.

농업분야의 선진적 연구 · 개발(R&D)지원 현황을 살펴보자는 취지였지만 1980년대 성공적인 개혁에 힘입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뉴질랜드 농업을 '벤치마킹'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현장 간담회에서 "뉴질랜드가 80년대 농업개혁에 성공한 나라라서 우리가 배울 게 많다"며 "한국 농촌도 많이 발전했으나 투자에 비해 농산물이 썩 경쟁력이 높지 않다.

여전히 지원을 받아서 하고 있는데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일부 농민들은 뉴질랜드 네덜란드 등에서 새 농업기법을 배워 성공하기도 하지만 농업정책이 지원 위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와 관련,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 가시적인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강도높은 농업개혁을 예고했다.

뉴질랜드는 1960년대부터 이어진 양모값 폭락,오일쇼크,금융위기로 인해 경기침체에 빠져들자 80년대 들어 농업 개혁을 단행했다.

농업 보조금 · 조세감면 · 수출 보조 철폐 및 축소와 농업서비스 사용자 부담 원칙 도입,국영 농촌은행 매각 등을 통해 시장지향형 경쟁구조를 만들어 나갔다. 농림부 직원도 절반 이상 줄였다.

양 소 사슴을 비롯한 목축 중심에서 낙농가공 원예 화훼 과수 양봉 등 농업경영 다각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였다.

이 대통령은 앞서 참모들과 간담회에서 "잘사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서 농업개혁을 해야 한다"며 "보조금을 없애고 자율경쟁을 살려낸 뉴질랜드와 네덜란드가 단적인 예이고,그래서 (장태평) 농림식품부 장관을 대동하게 했다"고 말했다.

특히 "농식품부 장관은 각료가 아닌 농촌개혁 운동가로 생각하고 일하라"며 "왜 농식품부 장관이 외교부 장관과 같이 넥타이를 매고 양복을 입고 다니느냐"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농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뉴질랜드의 개혁 방법을 벤치마킹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클랜드(뉴질랜드)=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