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2일 창사 40주년을 맞아 10년 후인 2019년 여객 부문에서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고 화물 운송은 15년 연속 1위를 지키겠다는 '2019 경영 목표'를 밝혔다. 또 세계적 항공사로 도약하기 위한 슬로건을 '새로운 비상(Beyond 40 years of Excellence)'으로 정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서울 공항동 본사에서 열린 기념 행사를 통해 "불황기에 공격적인 투자로 미래를 선점해 온 게 대한항공의 오늘을 있게 했다"며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지만 경쟁사들이 투자를 꺼리는 요즘 과감한 투자에 나서 창사 50주년인 2019년엔 매출 25조원대의 글로벌 10대 항공사로 거듭나자"고 강조했다.

1969년 DC-9기 제트기 한 대와 프로펠러기 7대 등 달랑 8대의 비행기를 보유했던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국내 민항 시대를 연 대한항공은 보유 항공기 130대,매출 10조2126억원(지난해 기준)의 세계 17위 항공사로 올라선 상태다.

이 회사는 최근 중 · 장거리 노선에 투입할 비행기 6대를 도입했다. 경기 침체로 전 세계 항공사들이 투자를 꺼리는 상황에서 '역발상'의 경영 전략을 펼치고 나선 것이다. 1998년 외환위기 직후 기업들이 모두 힘겨워할 때도 차세대 항공기 도입 결정을 내렸다. 이 시기에 '하늘의 특급 호텔'로 불리는 A380 초대형 차세대 항공기 5대를 주문했고 2005년엔 보잉사가 내놓은 '꿈의 항공기' B787 차세대 항공기 10대 도입을 결정했다. 올해부터 2015년까지 보잉사와 에어버스사로부터 모두 56대의 신형 항공기를 들여오기로 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선발 항공회사들과 경쟁하기 위한 또 다른 전략으로 '최상의 기내 서비스(Excellence in flight)'를 지목,유럽과 미주 노선에 투입되는 기종의 일등석을 코스모슬리퍼(Kosmo Sleeper) 시트,프레스티지석은 프레스티지 플러스(Prestige Plus) 시트로 교체한 것도 국제 항공업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좌석당 설치 가격이 1억7000만원인 코스모슬리퍼 시트는 좌석을 180도로 젖힐 수 있고 좌석별 칸막이를 설치해 기존 일등석과 차별화했다. 프레스티지 플러스 시트는 좌석을 170도로 젖히도록 설계했다. 또 일반석에는 승객들이 자신이 원하는 음악이나 영상물을 직접 선택해 즐길 수 있는 주문형 오디오 · 비디오시스템(AVOD)을 달았다.

올해부터 새로 도입할 장거리 항공기 및 기존 항공기의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을 또다시 바꿀 계획이다. 최첨단 일등석은 현재 코스모슬리퍼 시트보다 좌석의 폭을 12㎝ 이상 넓힐 예정이다. 식사용 테이블 면적도 기존 대비 900㎠ 이상 늘리고 영화 등을 즐길 수 있는 개인용 모니터 크기도 현재 43㎝에서 58㎝로 확대한다. 이종희 대한항공 총괄사장은 "칠레의 란(LAN) 항공사가 기내 서비스를 벤치 마킹하는 등 해외 후발 업체들이 노하우를 따라 배우는 단계로까지 성장한 것도 보람"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