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와 금융 시장에 위기가 터질 것이라고 일각에서 우려해 온 '3월'이 시작됐다.

정부는 3월 위기설의 근거가 희박하다며 국민을 안심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시장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원 · 달러 환율은 이미 1500원 선을 넘어섰다. 코스피지수도 1000선을 위협받고 있다.

일자리가 줄고 실질소득마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실물경제 흐름도 악화일로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은 다우존스지수 7000선이 위태위태하다.

2일 발표되는 '1월 산업생산'(통계청)은 그래서 더 걱정된다. 광공업생산 활동은 지난해 12월(전년 동월비 -18.6%)과 비슷하거나 이보다 더 나빠졌을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 무역수지는 고환율 덕분에 지난달 30억달러 정도의 흑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지식경제부는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이뤄진 무역수지 흑자는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다.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수출이 줄어들면 국내 생산활동이 위축되고 결국 소득 감소와 실업자를 양산하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들이 지난주 자본확충펀드에 모두 12조300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신청키로 함에 따라 금융위는 이번 주부터 자본확충펀드 조성 작업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자본 확충을 토대로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3일 나오는 '2월 소비자물가 동향'(통계청)은 국제 유가 안정과 경기 침체 여파로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불안 때문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거나 시중 통화를 흡수하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다. 다만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급등이 향후 경제정책 운용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하는 '2월 외환보유액'은 2000억달러 유지 여부가 관심이다. 2000억달러를 약간 밑돈다고 해서 외환시장에 당장 큰일이야 나지 않겠지만 환율 방어에 쓸 실탄이 줄어든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될 경우 외환시장에 심리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제부 차장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