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부터 시중에 유통될 예정인 5만원권 화폐의 신사임당 영정을 이종상(71.예술원 회원) 화백이 그린 것으로 28일 밝혀졌다.

이 화백은 현재도 사용되는 5천원권의 율곡 이이 화폐용 영정도 그렸던 화가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릉 오죽헌에 걸려있는 이당 김은호(1892-1979) 선생이 그린 신사임당 표준 영정에서 머리 모양이나 복식은 전문가 고증을 거쳐 바꾸고 얼굴도 약간 측면으로 각도를 틀면서 이당 선생이 평소 아쉬움을 표시해온 눈동자나 입술 등을 다시 그려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 화백은 "한국은행의 의뢰를 받아 2007년부터 작업하면서 신사임당과 대화하는 마음으로 이당 선생을 초혼(招魂)하며 그림을 그렸다"며 "모자 사이인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 초상을 화폐용 영정으로 그리게 된 인연을 생각하면서 신비한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5만원권은 지금까지 나온 국내 화폐 중 가장 예술적이고 외국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7월쯤 프랑스 파리 전시 때 이를 갖고 가장 현대적인 미술 작품으로 만들어 선보일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 화백은 원효대사, 장보고 등 표준 영정을 가장 많이 그린 화가로, 서울대 미대 교수를 거쳐 서울대 미술관장을 역임했으며, 1977년부터 독도 그림을 꾸준히 그려오면서 '독도문화심기운동 본부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문화계의 대표적인 독도 지킴이로도 유명하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