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는 엄격해졌고 성난 주주에 고집센 동료, 의회에 불려나가면 온갖 질타를 받고 고용보장도 안되면서 연봉은 단돈 1달러...

한때 `원스톱 금융왕국'을 꿈꿨던 씨티그룹의 최고경영자(CEO) 비크람 팬디트의 최근 신세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 "누가 비크람 팬디트 CEO의 자리를 원하겠는가?"라면서 은행 CEO가 괴로운 자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씨티그룹은 이번 정부의 지분확대 조치에도 불구하고 팬디트가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이사회나 감독당국도 아직 그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문제는 씨티그룹 안팎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를 쫓아내길 원하느냐라고 지적했다.

이미 미국의 업계에서는 과거 제왕같은 최고경영자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금융업계는 더욱 좋지 않은 상황이다.

재취업알선업체인 '챌린저, 그레이&크리스마스'에 따르면 작년 1천484명의 CEO가 자의, 타의로 회사를 떠났다.

이는 앞선 3년치보다 많은 수치다.

지난달 회사를 떠난 CEO 113명 중에는 금융부문의 CEO 13명이 포함돼 있었다.

미국 금융회사 CEO에 대한 들끓는 비난 여론은 점점 고조돼가고 있다.

최근 미국의 주요 8개 금융회사 CEO들은 의회 청문회에 불려나가 의원들 앞에서 위기를 불러온 죄인 취급을 당했다.

'챌린저..'의 존 챌린저 CEO는 "최근 CEO가 사방에서 쏟아지는 압력을 많이 받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의 글로벌 실적개선과정 책임자인 마크 고트프레드슨은 CEO가 되려는 사람은 주주와 여론, 의원들의 질타 외에 재임기간 회사가 겪어야 할 문제의 법률적 이슈들도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CEO의 평균 재임기간도 짧아지고 있다.

고트프레드슨의 조사에 따르면 CEO의 평균 재임기간은 10년에서 8년으로 짧아졌고 약 40%는 2년을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