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적인 비용 절감으로 기업의 핵심경쟁력이 손상되는 `소탐대실'의 우(愚)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5일 `불황기 기업의 전략적 비용절감'이라는 보고서에서 "불황을 맞아 기업들이 수익성을 개선하고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비용절감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전략적 측면에서는 많은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기존의 비용절감 노력은 기업별 상황이나 전략을 반영하지 못한 채 감원이나 투자축소 등 상대적으로 실행하기 쉽고 단기 효과가 있는 부분에 집중돼 있다"며 "이처럼 단견적으로 비용 절감에 나설 경우, 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못하고 미래의 성장 잠재력만 훼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령 2001~ 2003년 미국의 자동차 3사(社)는 인력 감축을 통해 불황을 넘겼지만, 체질개선에 실패함에 따라 다시 위기를 맞게 됐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연구소는 "단기적인 `극약처방'의 유혹을 피하려면 전략적 관점에서 비용절감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며 "이는 무차별적으로 지출을 억제하는 방식이 아니나 기업의 목표에 맞춰 사업방식, 인력, 프로세스 등 기업 전체를 재조정하는 전략적이고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업방식에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수익창출 구조를 핵심가치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부가가치가 낮거나 중복되는 업무 절차를 과감하게 제거해야 한다고 연구소는 조언했다.

조직 로열티는 양보할 수 있는 가치인 만큼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되 불가피한 감원은 중장기적 인력 계획에 따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부서 00% 감원' 같은 획일적인 접근법을 경계할 대상으로 꼽았다.

연구소는 "기업의 위기 극복과정에서 미래를 희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불황이라는 위기상황은 조직 운영체계를 정비하고 오히려 평시에 실행하기 어려운 조직 또는 인력의 재배치를 단행할 기회"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