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중국 상하이에 거주하던 10만여명의 한국인 가운데 절반 정도는 시 외곽의 소위 `리틀 코리아'라는 한인 밀집 지역에 모여 살았다.

하지만 경제 위기가 한국 경제를 강타하고, 원화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리틀코리아가 급속도로 비어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경기 침체가 상하이로부터의 엑서더스를 불러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경제 위기에 따른 한국인들의 중국 탈출 러시 현상을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인 회사들이 근로자들을 귀국시키고 있고, 자녀 학비보조금을 줄이고 있으며, 비용을 줄이기 위해 부인과 자녀들을 귀국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들은 경제 위기의 결과에 따라 중국을 떠나는 첫 물결이라고 신문은 평가하면서 더 많은 외국인들의 엑서더스에 대한 전망을 높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의 공보담당자는 한국인들의 이 같은 중국 떠나기에 대해 대답을 할 수 없었다면서 공보담당자 자리도 없어져 이 사람도 한국으로 귀국했다고 전했다.

리틀코리아 내 쇼핑단지에서 서울플라자를 운영하는 김희원 회장은 20% 정도의 한국인들이 고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이들 중 상당수는 지난 수주동안 귀국했다고 말했다.

서울플라자 내 골프용품 가게의 한 점원은 "사실상 아무도 더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플라자에서 한국말을 하는 점원들은 고객이 보이지도 않는 한국 장난감이나 의류, 가구 판매대 근처에서 그냥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같은 한국인들의 중국 떠나기 행렬은 상하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등록금이 비싼 베이징의 국제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한 부모는 자신의 딸의 같은반 한국인 급우들이 거의 하룻밤 사이에 학교를 다 떠났다고 전했다.

산둥성의 한 노동운동가는 한국인이 투자한 가구공장 사장이 지난 1월 음력 설을 앞두고 떠난 뒤 아직까지 문을 다시 열지 않고 있다고도 말했다.

칭다오대 위안 샤오리 교수는 "악화되는 거시경제 환경을 감안할 때 더 많은 회사들이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플라자의 김 회장은 "근로자들은 고국으로 돌아가고 있으나 기업가들은 한국으로부터 이곳으로 다시 오고 있다"면서 중국 떠나기가 일방적인 흐름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중국이 한국보다 더 크기 때문에 한국보다 여기에 더 많은 기회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중국에는 여전히 꿈이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