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3일 정부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가 단기간 안에 디플레이션에 직면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지난해 4분기 금융정책 평가 보고서에서 "현재 물가 상승 압력은 약하고 물가 하락 압력은 상대적으로 강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외부 수요가 약화되고 있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세금과 금리를 인하하고 시장 통제를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를 시사했다.

중국인민은행은 "그러나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유동성을 금융시장에 공급하고 있어 시장 신뢰가 회복된다면 상품 물가가 급등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위안화 환율과 관련, "중국은 런민비(人民幣) 환율이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도록 하는 한편 자발적으로, 점진적으로, 통제가능한 방법으로 변동폭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고 부동산가격이 추가로 급락할 조짐을 보이는 등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그러나 중국은 경기부양을 위한 자금이나 자원이 풍부해 중국의 디플레이션 상황은 심각하지 않을 것이지만 미국이나 일본의 디플레이션은 심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또 중국인민은행이 이달 초 금리인하의 여지가 제한돼 있다고 말했지만 디플레이션의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금리나 지급준비율 인하에 다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