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銀 부총재.."향후 두달이 관건"

현재의 경기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세금 인하를 자제하고 가능한 최대한의 재원을 재정지출에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니 라이프치거 세계은행 부총재는 24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막대한 재정지출로 급증한 정부 부채는 언젠가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으로 지속 가능한 부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감세를 하게 되면 다시 세금을 부과하기 어렵기 때문에 좋은 방안이 아니다"라며 "감세가 기업이나 가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현재 상황에서 확실하게 알기 어려운 만큼 재정지출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정지출의 목표는 일자리 창출과 경쟁력 강화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당장 실업이 최대 문제라면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 기준이 되지만 2~3년 이후의 경쟁력에 초점을 맞춘다면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상황에 맞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 상황에서는 총수요가 최대한 빨리 창출될 수 있도록 집행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이프치거 부총재는 한국의 대응에 대해 "현재는 물 위에 떠 빠져 죽지만 않으면 잘하고 있는 것"이라며 "최소한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회안정망 확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위기 상황이 지났을 때 안전망을 다시 축소하기 위해서는 기존 안전망을 확충하고 수정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며 실업 급여의 지급 기간을 연장하고 절대빈곤층에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라이프치거 부총재는 경기 전망과 관련 "현재의 상황이 6개월 또는 1년간 지속돼서는 안된다"며 "앞으로 두 달간 안정이 되지 않는다면 굉장히 어려운 시기가 올 수 있으며, 대략 5월쯤이면 그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용위기, 주식가격 및 주택가격 폭락 등 3가지 침체가 동시에 겹친 것으로 이런 위기는 역사상으로 4차례에 불과하다"며 "언제 바닥을 칠지 모르지만, 여러 구제안이 효과를 낸다면 올해 연말을 시작으로 내년쯤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G-20(주요 20개국) 체제와 관련 "G-20은 떠오르는 기구기고 G-7(선진 7개국)은 지는 해"라며 "한국이 내년에 의장국을 하는 것은 한국에도 굉장히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