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간장약-술 공동판촉에 윤리성 논란

대웅제약이 주류회사와 손잡고 간장약 판촉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약기업으로서 윤리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24일 대웅제약과 국순당 등에 따르면 국순당은 전국 3천여개 주점에 대웅제약이 제공하는 건강상식과 제품소개를 담은 업소용 물통을 배포할 예정이다.

국순당은 이번 공동 마케팅을 통해 '음주 후 간장약'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홍보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건강을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할 제약기업이 음주를 조장하는 주류업체와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데 대해 제약기업의 윤리에 반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주류 판촉물에 간장약 광고를 넣겠다는 발상에 충격을 받았다"며 "판촉도 좋지만 제약회사로서 지켜야 할 선을 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 역시 "한 마디로 '술 많이 마시고 간장약 먹으라'는 메시지 아니냐"며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제약기업이 주류 판매를 직.간접적으로 조장하는 것은 부도덕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업계의 비판적 시각에 반해 대웅제약은 "마케팅의 일환일 뿐이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검토 결과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술을 마시고 난 후 간장약을 찾는 경우 많다는 데 착안한 '접점 마케팅'의 일환"이라며 광고계획을 철회할 의사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의 이번 광고전략을 담배에다 금연보조제 광고를 넣겠다는 발상에 비유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비판적 시각에 반해 대웅제약은 해명자료를 통해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국순당의 업소용 물통에 광고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광고 심의를 아직 받지 않은 상태"라며 "관련법규를 꼼꼼히 검토한 후 최종 실행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광고매체의 하나로서 물통에 주목한 것인데 공동마케팅이라 한 것은 국순당이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것 같다"며 "아직 광고를 싣기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