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자동차TF도 미국차 거의 안 사

"미국산 자동차 업계가 어려움에 빠진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 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자동차 산업을 절대로 망하게 내버려둘 수 없다며 제너럴 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포드 등 빅3 자동차의 회생시키라는 특명을 부여한 자동차 태스크포스(TF)에 소속된 인사들조차 미국산 자동차를 그동안 거의 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디트로이트 뉴스는 23일 "자동차 팀들이 (외제차) 수입을 부추겼다"며 "연방 자동차TF도 미국산 새 차를 거의 가지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8명의 자동차 TF 소속 고위 인사들과 10명의 고위 정책보좌관 등 18명 가운데 고작 2명만 미국산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 TF의 재무부 특별고문까지 합쳐도 3명밖에 미국산 차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 TF 공동 의장인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부 장관과 서머스 로런스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NEC) 의장은 모두 외제차를 소유하고 있었다.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2008년식 애큐라 TSX를 갖고 있었고 한때 1999년식 혼다 어코드와 2002년식 애큐라 MDX를 타기도 했다.

또 서머스 NEC 의장은 1995년식 마쓰다 프로티지를 현재 가지고 있다.

서머스 의장은 전에 미제차를 탄 적이 있긴 하다.

그는 한때 1996년식 포드 타우루스 GL를 탔었다.

다른 TF 소속 인사들의 자동차 구매 성향도 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피터 오르자그 백악관 예산국장은 2008년형 혼다 오디세이와 2004년형 볼보 S60을 현재 가지고 있고 전에는 1997년형 지프 그랜드 체로키와 1982년식 일본차인 닷선을 타고 다녔다.

캐럴 브라우너 백악관 환경.에너지정책담당관은 이달 초 워싱턴 자동차 쇼에서 자동차가 없다고 했지만, 예전에 1999년식 사브(GM의 스웨덴 자회사) 9-5 SE를 탄 적이 있다.

스티븐 추 에너지부 장관은 차가 없다.

리사 잭슨 환경보호청장은 2008년식 도요타 프리우스와 혼다 오디세이 미니밴을 소유하고 있다.

레이 라후드 교통부 장관과 경제위원회 위원장인 크리스틴 로머가 소유한 차종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 TF의 고위 정책보좌관들도 미국차를 가지고 있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오스탄 굴스비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사무국장은 2004년식 도요타 하이랜드를, 교통부 장관 비서실장인 조앤 더보어는 2008년식 렉서스 RX350을 몰고 다닌다.

디트로이트 뉴스는 "자동차 TF와 고위 정책보좌관들이 어떤 차를 모는지 공공기록을 조사했다"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자동차 팀이 왜 디트로이트 빅3가 어려움에 처했는지 이유를 보여준다.

그들의 자동차 목록에 미국의 새 차가 거의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