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거시경제학회 비서장…"美 줄도산, 달러화자산 투매 우려"

지난해보다 충격파가 훨씬 큰 제2차 세계 금융위기의 폭풍이 곧 덮칠 것인 만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싱크탱크인 중국거시경제학회의 왕젠(王建) 비서장이 23일 경고했다.

그는 이날 금융시보(金融時報)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인들의 소비 감소로 기업들이 줄줄이 파산할 것이라며 "일부 학자들은 세계 금융위기의 폭풍이 이미 지나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충격파가 훨씬 큰 또 다른 세계 금융위기가 상반기에 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소비를 대폭 줄이면서 미국 기업들이 타격을 받고 있으며 금융시장이 붕괴하고 있는 것도 미국 기업들의 자금줄을 마르게 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미국 기업들이 무더기로 파산하는 사태가 곧 발생할 것이며 이는 또 다시 미국 금융시장에 제2차 충격을 가져다줄 것이고 금융시장에서도 줄도산 사태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 비서장은 "금융시장에 지금보다 훨씬 큰 폭풍이 불면 국제자본들이 보유하고 있던 미국 달러화 자산을 투매할 것이며 이는 또 다시 세계 경제위기와 사회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국내적으로 상당한 시간을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집중하는 한편 국제적으로는 기축통화 쟁탈전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유럽 국가들의 국력을 쇠퇴시키지 않았다면 미국이 세계 패권을 거머쥘 수 없었듯 이번 세계 금융위기도 중국에 역사적인 기회가 되고 있다"며 "국제정세가 대변동을 겪고 있는 와중에 중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 주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상황이 추가로 악화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거시정책을 입안하지 않으면 위기가 심화될 경우 수동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올해 중국의 수출 증가율이 크게 낮아질 것인 만큼 그 대응책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는 것보다 수출환급금을 늘리는 것이 더 좋은 정책 선택"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