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턴 기업을 잡아라.'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이 국내로 잇달아 U턴 채비를 갖추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귀환하는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지자체들은 한국 기업들이 많이 나가 있는 중국 등 현지에 조사반을 파견,실태조사에 나서는 한편 값싼 임대공단을 조성해 이들이 돌아올 경우 재정 및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업 유치 홍보책자를 만들어 발송하고 현지에 고위 공무원을 파견,투자유치 설명회를 계획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달 경기개발연구원 수도권정책센터 선임연구원 김은경 박사를 중국에 보내 U턴 가능성이 있는 21개 기업의 실태를 파악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특히 IT(정보기술) 등 경쟁력이 높은 기업이 돌아올 경우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해 반드시 유치하라고 지시했다. 경기도는 21개 기업 중 U턴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힌 4개 기업이 요구한 싼 부지 제공과 세금 감면 등을 수용,저렴한 임대공단을 조성하기로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세금이나 인건비 때문에 해외로 진출한 기업들이 최근 현지 인건비가 급상승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국내로 돌아올 경우 초기 공장설립 비용 등을 최대한 낮춰주는 유인책을 쓸 방침"이라고 말했다.

충청북도는 중국에 진출한 4000여개 국내 기업 가운데 충북도의 4대 전략산업인 바이오 · 반도체 · 차세대 전지 · 전자부품 소재 분야 1000여개 기업을 선별,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충북도는 이들 기업에 산업단지 현황이 담긴 홍보책자와 도지사 명의의 서한을 보내 "경제특별도 충북으로 U턴하면 부지 알선 및 각종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는 등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충청남도는 도내에서 해외로 진출한 연고 기업들을 다시 끌어들이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고 있다. KCC 한국타이어 동아제약 등 굵직한 기업 등 모두 80여개 U턴 예상 연고 기업의 리스트를 확보,오는 4월 말 고위 공무원들을 현지로 보내 기업유치 설명회를 가질 방침이다.

울산시도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U턴 기업에 눈을 돌려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상채 울산시 투자유치단장은 "중국 다롄 칭다오 등 임해지역에 나가 있는 중소 조선업체들과 베이징 창춘 등에 있는 자동차 관련 부품업체들의 울산 이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들이 돌아올 경우 원스톱 행정 인 · 허가 서비스를 통해 기업활동을 다방면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과 경남도 최근 서(西)부산권 등 주요 지역의 그린벨트가 풀린 것을 계기로 U턴 기업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공장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새로운 기업을 끌어들이기 어려웠지만 이젠 형편이 풀렸기 때문이다. 부산시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특히 부산 강서지역이 국제 물류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데다 인근 지역에 조선 기계 철강 등의 공단이 포진해 있다는 강점을 적극 활용,U턴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다.

대전=백창현/부산=김태현/인천=김인완/울산=하인식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