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 위기의 불똥이 미국 국경을 넘어 지구촌 이곳저곳으로 튀고 있다. GM의 해외 계열사들이 줄줄이 파산보호나 긴급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GM 위기의 파장이 글로벌화되는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GM이 캐나다 연방정부와 온타리오 주정부에 제출한 구조조정안을 통해 48억달러(60억캐나다달러)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북미시장 수요의 20%가량을 캐나다 현지 공장에 의존해온 GM은 생산과 고용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벼랑끝에 몰린 GM은 스웨덴 독일 정부 등에도 손을 벌리며 '국제 앵벌이'로 전락해 가는 모습이다. GM은 지난 17일 134억달러에 달하는 정부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미 재무부에 구조조정 방안을 제출했다. 한국의 GM대우도 최근 주거래은행인 산업은행에 1조원 정도의 긴급자급 수혈을 요청한 바 있다.

앞서 GM은 20일 스웨덴 법원에 자회사인 사브의 '기업 재조정'을 신청했다. 스웨덴의 기업 재조정은 미국의 파산보호와 유사한 절차다. 사브는 임직원 4100명에 협력업체 직원이 1만5000명이 넘어 사브의 파산보호 신청은 스웨덴 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을 미칠 전망이다.

이날 독일 현지언론들은 GM의 독일 계열사 오펠이 오는 5~6월께 파산 상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펠은 회생을 위해 최소 33억유로(42억3000만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독일 정부는 "오펠의 공식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받게 되면 지원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펠에서 근무하는 독일 종업원은 2만5000명에 이른다.

이 여파로 GM 주가는 20일 미 증시에서 대공황 이후 최저치로 급락했다. GM 주가는 이날 1.52달러로 추락,1934년 7월 이후 7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뒤 반등해 1.8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한편 GM의 위기가 깊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은 포드가 반사 이익을 챙기고 있다. 자동차구매 사이트인 에드먼즈닷컴에 따르면 지난 1월 포드가 유치한 고객 중 45%는 GM이나 크라이슬러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