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지난해 국내 인구 이동이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인구 이동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읍 · 면 · 동 경계를 넘어 이사한 사람은 880만8000명으로 전년(907만명)보다 2.9%(26만2000명) 줄었다. 주민등록 인구 대비 이동 인구의 비율을 의미하는 총 이동률은 17.8%로 전년보다 0.6%포인트 낮아졌다.

인구 이동은 주택 경기에 비례해 증감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집값이 폭등한 2003년 인구 이동은 951만7000명에 달했지만 이듬해인 2004년에는 집값이 떨어지면서 856만8000명으로 급감했다.

전백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작년 내내 주택 경기가 침체 국면을 보이면서 집을 사 이사 가는 사람이 줄어든 결과"라며 "경기 침체로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취업에 따른 인구 이동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광역 시 · 도 간 전출자 역시 광주가 전년보다 9.4% 줄어드는 등 16개 시 · 도에서 모두 감소했다. 광역 시 · 도 간 전입자 수는 강원(3.7%)과 울산(3.2%)이 증가한 반면 대전(-7.6%)과 인천(-7.4%)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광역 시 · 도별 순이동(전입자 수-전출자 수)을 보면 경기도가 10만1000명 전입 초과를 기록했으며 충남(1만6000명) 경남(1만3000명) 광주(9000명) 등도 전출자보다 전입자가 많았다. 반면 서울은 5만8000명의 전출 초과를 보였으며 부산(-3만5000명)과 경북(-1만4000명) 등도 빠져 나가는 인구가 들어오는 인구보다 많았다.

시 · 군 · 구별 순이동 인구를 보면 경기 화성시가 동탄신도시 입주 효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7만2000명의 전입 초과를 기록했다. 서울 송파구와 인천 남동구도 신도시 개발 효과에 힘입어 전입 인구가 크게 늘었다.

반면 서울 성동구는 왕십리뉴타운 개발에 따른 거주 이전으로 전출 인구가 전입 인구보다 2만2000명가량 많았다. 작년 4분기 기준으로는 대규모 아파트 분양이 이뤄진 서울 송파구가 전입 초과 1위(2만4200명)에 올랐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