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합병 직전 임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앞당겨 지급하면서 임원 4명에게만 총 1억2100만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총 35억 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메릴린치의 상여금 지급에 대해 수사 중인 앤드루 쿠오모 뉴욕 검찰총장은 11일 바니 프랭크 미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전체 임직원에 대한 상여금 지급 현황을 자세히 전했다.메릴린치의 보너스 지급대상은 직원 3만9000명이었으며 이들에게 지급된 금액은 총 35억달러였다.

특히 이중 최고위 경영진 4명에게 지급된 금액은 1억2100만달러.이들에 이어 또 다른 4명은 총 6200만달러를 받았고 다른 6명에게는 6600만달러가 배분됐다.100만달러 이상을 받은 직원은 696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쿠오모 총장은 “메릴린치가 보너스를 이렇게 일찍 지급한 적이 없다”며 “메릴린치는 보너스 지급계획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은 채 예정됐던 보너스 지급일을 비밀리에 변경했고 실패한 경영진에게 막대한 금액을 지급했다”고 비판했다.

켄 루이스 BOA 최고경영자(CEO)는 의회 청문회에서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에는 메릴린치 보너스 지급에 대해 관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고도 대출을 늘리기는 커녕 거액의 보너스를 챙겼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8개 대형 월가 금융사 수장들은 이날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앞으로 대출을 확대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다짐했다.비크람 펜디트 씨티그룹 CEO는 은행 경영이 흑자로 돌아설 때까지 연봉을 1달러만 받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뉴욕=이익원 뉴욕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