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3위 경제대국인 일본과 중국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수요도 급감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12일 지난 1월 기업물가(생산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0.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0.3% 상승할 것으로 본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이다. 기업물가가 하락한 것은 2003년 12월 이후 5년1개월 만에 처음이다. 원유와 석탄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한 데다 경기 악화로 대부분 업종에서 수요가 줄어든 게 물가 하락의 요인이 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엔화 강세도 수입 제품의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줬다. 1월 엔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4.6% 떨어졌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월 0.2% 상승에 그쳤다. 휘발유 가격이 떨어졌고,식료품 오름세도 한풀 꺾여 소비자물가도 하락 기조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는 "현재 일본 경제의 최대 관심사는 물가 하락과 경기 악화가 악순환되는 '디플레이션 스파이럴'의 발생 여부"라고 말했다. 도쿄미쓰비시은행도 "일본에 엔고발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의 1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7년 만의 최저인 -3.3%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1.1%)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생산자물가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0%를 기록,지난해 12월 상승률(1.2%)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