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FII 획득만 4개사…A증시 펀드 출시도 잇따라

국내 금융회사들이 중국 본토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중국 경제와 증시의 회복과 성장을 염두에 둔 장기포석으로 해석되지만, 최근 중국 본토 증시가 홍콩을 비롯한 다른 증시보다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중국 본토의 내국인 전용인 A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자격을 취득한 국내 금융회사는 지난 9일 한화투신운용의 합류로 푸르덴셜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투신운용에 이어 4개사로 늘어났다.

하나UBS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대우증권, 굿모닝신한증권, 현대증권,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자산운용사 외에 증권사와 은행도 신청을 한 상태여서,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국내 금융회사는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는 금융상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QFII 자격을 취득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중국 A증시에 투자하는 '미래에셋 China A Share 주식형 펀드'를 400억원 규모로 설정해 이달 초 운용에 들어갔고, 삼성투신운용은 이달 말 A증시에 투자하는 주식형과 채권혼합형 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나UBS자산운용은 이르면 3월 해외 관계사를 통해 운용하는 A증시 투자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한화투신운용도 투자 한도를 확정받아 관련 펀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007년 5월 PCA투신운용은 홍콩 위탁운용사의 도움을 받아 국내에선 처음으로 A증시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인 'PCA차이나드래곤AShare 펀드'를 출시해 2천600억원 규모로 운용 중이며, 푸르덴셜자산운용은 2008년 7월 A증시 전용펀드인 '푸르덴셜중국본토주식펀드'를 출시해 600억원을 모았다.

올해 들어 중국 본토 증시가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힘입어 가파르게 반등하면서 'PCA차이나드래곤AShare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0일 기준 25.51%, '푸르덴셜중국본토주식펀드'는 18.10%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중국펀드의 평균 수익률 -0.03%나 해외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1.78%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현재 중국펀드의 수탁고(순자산)는 1조6천억원으로 해외주식형펀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지만, 대부분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인 H주에 투자하기 때문에 중국 본토 증시보다 홍콩 증시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중국 본토 증시는 시장 규모가 크고 투자 종목을 확대할 수 있는 데다 내부 투자심리로 반등시 강도가 세다는 장점이 있어 앞으로 투자가 크게 늘 것을 본다"며 "하지만 아직 추세적인 반등을 점치긴 이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QFII는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해 2003년부터 도입돼 작년 말까지 76개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300억달러 규모의 투자 자격을 부여했다.

종전까진 요건이 까다로워 내로라하는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최근 요건이 완화되면서 국내 금융회사들도 자격 획득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