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자본시장통합법을 계기로 투자은행(IB) 업무와 자산관리(AM) 업무를 특화해 아시아 대표 투자은행으로 발돋움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IB업무 강화와 관련해서는 헤지펀드 운용과 이슬람 진출 계획이 이미 실행 단계에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가 미국계 아틀라스캐피털매니지먼트와 손잡고 지난해 2월 싱가포르에 케이아틀라스(K-Atlas)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펀드는 한국계인 데이비드 전 CIO(최고투자책임자)와 이병규 한국금융지주 당시 이사가 총 1억달러를 신흥시장 주식시장에 투자하면서 운용하고 있으며,작년 11월 말 설정된 지 10개월 만에 달러 기준으로 14%의 수익률을 냈다. 달러 가치 상승을 감안하면 원화로 7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린 것이다. 한국증권 관계자는 "일단 높은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자금을 더 모집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국내 헤지펀드 도입시 이 운용기법과 인력을 끌어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또한 IB부문 강화를 위해 국내 증권사로는 가장 적극적으로 이슬람 국가의 금융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현재 돈이 있는 지역은 중동,중국,일본밖에 없는데 이 가운데 금융위기의 영향을 가장 덜 받는 곳이 중동"이라며 "이슬람 채권인 수쿠크 발행을 통해 이슬람과 교류를 쌓은 뒤 이들 자금을 유치해 IB업무와 연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증권은 또 아시아 대표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으로 자산관리 컨설팅 업무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객 자산관리에 뛰어난 직원에게 '명장'이란 호칭을 붙여줘 직원들의 자산관리 능력향상을 촉진시키고 있다. 또 PB(프라이빗뱅킹)센터의 VIP 고객들에게 제공하던 고객 맞춤형 랩(WRAP) 상품을 통한 자산관리서비스도 주요 고객으로 넓혀나갈 예정이다.

이 같은 계획은 오는 5월께 증권사들이 은행과 같이 자금결제 기능을 갖게 되면 고객들이 CMA계좌를 주거래 통장으로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기 이자만 지급하는 은행과 자산관리에 취약한 경쟁 증권사들을 제치고 사실상 자산관리의 1인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