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이 전세계 침체 속에 다시없을 일생 일대의 투자 호기를 맞은 것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과연 그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시장에 들어갈 것인지가 주목된다고 8일 파이낸셜 타임스 주말판이 보도했다.

신문은 버핏이 자신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주들에게 연초 보내는 편지가 그해의 경기 흐름과 어떻게 투자할지를 예고하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바이블' 역할을 해왔음을 상기시키면서 세계 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상황에 빠져든 가운데 올해 편지가 어떤 내용일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투자의 귀재'로 불려온 버핏도 지난해의 심각한 타격에서 결코 예외가 아니었다면서 주가가 앞서 유일하게 10만달러를 넘어 '황제주'로 불렸던 버크셔 헤세웨이 A 주식도 37% 주저앉은 점을 상기시켰다.

물론 이런 와중에서도 뉴욕 증시의 기준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보다는 선방했다는 점을 신문은 덧붙였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버핏이 지난해 10월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지금이 주식을 살 때'라고 권고한 것이 맞아떨어졌는지를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일지 모른다면서 그러나 버핏이 지난달 PBS 대담에서도 "내가 지난 1949년과 1950년 벤 그레이엄의 책으로부터 배운 투자 노하우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음을 상기시켰다.

주가가 떨어졌을 때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오랜 전략을 고수할 것이라는 점을 거듭 분명히 했다는 얘기다.

버핏이 지난주 경영난이 심각한 스위스 재보험사 스위스 레에 26억달러를 투자한 것이나 경기 침체에 앞서 탄탄한 입지를 유지해온 제너럴 일렉트릭(GE)과 골드만 삭스, 위글리, 다우 케니컬 및 할리 데이비슨 주식을 이번 위기 와중에 헐값에 인수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버핏 전문 저술가인 앨리스 슈뢰더는 "버핏이 젊어서 시장이 주저앉았을 때는 불행히도 현금이 충분치 않았다"면서 그러나 지금을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즉 "엄청난 현금을 보유한 상황에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를 맞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일생일대의 호기를 맞았다는 것이다.

버크셔 헤서웨이는 타격을 받기는 했으나 지난해 말 현재 310억달러가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버핏은 PBS 대담에서 "내 투자 의욕은 주가가 주저앉을 때 높아진다"면서 "이런 입장에 전혀 변화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버핏이 일생일대의 투자 호기를 맞아 과연 그가 강조해온 투자 소신을 어떻게 실행할지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것이 날카롭게 전망하면서도 해학이 넘치는 것으로 호평받아온 '버핏 편지'에 어떻게 반영될지도 관심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