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주 중남미 등지에서 가뭄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밀 등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올봄 황사가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차이나데일리는 4일 후이량위 중국 부총리가 농업을 마비시키고 있는 가뭄 대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전국 지방정부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50년 만의 최악인 겨울 가뭄은 베이징을 중심으로 허베이와 간쑤성 등 북부지역 황허강 일대 8개 성에서 넉 달째 계속되고 있다. 특히 세계 밀 생산의 16%를 차지하는 중국 밀 산지 가운데 43%가 가뭄 피해를 보고 있다. 세계 2위 밀 수출국인 중국의 밀 생산 타격으로 가격 파동이 우려된다.

또 가뭄 피해 지역 주민 370만여명이 식수난을 겪고 있고 가축 185만마리도 먹을 물이 없는 상태다. 중국 당국은 비상 경계령을 내리고 1억위안(약 200억원)의 긴급 자금을 투입하는 등 가뭄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중국 북부에 가뭄이 계속되면서 올봄 우리나라에도 황사가 극심할 것으로 우려된다.

호주에선 빅토리아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사상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멜버른도 지난 1월 한 달간 겨우 0.8㎜의 비가 내렸을 뿐이다. 1월 강우량으로는 사상 두 번째로 적은 수준이다. 빅토리아주와 남호주 대부분 지역에서는 기온이 섭씨 영상 44도까지 치솟는 등 40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도 반세기 만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농업 비상 사태를 선포하고 농민들에게 세금 납부 기한을 1년 연기해 준 아르헨티나는 비가 오기만을 기도하고 있다고 이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가뭄으로 콩 옥수수 밀 육류 등 아르헨티나의 주요 농 · 축산물 생산이 크게 줄어들어 국제 상품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는 밀가루와 콩기름 세계 1위,옥수수 세계 2위,밀 세계 4위 수출국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