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잔량 4위..수주는 3위

STX가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4위에 올라서는 등 꾸준히 도약을 하면서 세계 조선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4일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STX조선(진해, 중국 다롄, 부산 포함)의 수주 잔량은 720만7천CGT(표준화물선환산t수)로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세계 조선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의 위상은 여전하지만 STX그룹의 경우 3개 조선소 합계 수주 잔량이 현대미포조선(602만9천CGT)을 넘어서면서 새로운 '빅 4'구도를 형성했다.

여기에 지난해 인수를 완료한 STX유럽(구 아커야즈)의 수주잔량을 합산할 경우 총 수주잔량은 924만CGT로 전체 순위에는 변동이 없지만 3위인 삼성중공업(1천42만7천CGT)과의 격차는 118만CGT로 줄어든다.

STX는 작년 수주 실적에서는 259만1천CGT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지난 2001년 법정관리중이던 대동조선을 인수해 출범한 STX조선이 8년만에 세계 4위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진해 조선소의 생산성 향상을 통한 고부가가치 대형선 조선소로의 성공적인 변신과 중국을 연계하는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에 성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TX는 현재 벌크선, 자동차 운반선에서 부터 초대형컨테이너선, VLCC(초대형유조선),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STX유럽 인수를 통해 크루즈선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또 올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다롄 조선소 생산이 활성화되고 STX유럽의 크루즈선 건조량이 늘어나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통적으로 야드(조선소)별 수주잔량을 기준으로 순위를 발표해왔던 클락슨은 지난해 8월부터 동일 회사 소속 야드는 상장 법인이 아닌 경우 합산해 회사별로 수주잔량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이같은 기준에 따르면 작년에 현대중공업(울산, 군산, 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이 1천883만5천CGT로 수주잔량 1위를 기록했고, 대우조선해양은 2위(1천100만5천CGT), 삼성중공업(1천42만7천CGT)은 3위로 집계됐다.

작년 수주실적을 보면 현대중공업이 513만2천CGT로 1위,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272만7천CGT, 217만4천CGT로 각각 2위, 4위를 기록했다.

STX 관계자는 "글로벌 3대 생산축을 바탕으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며 "다양한 선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조선 한국'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bum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