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지지율 64%..관타나모 폐쇄는 부정적

미국인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중인 8천85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의회에서 통과되는 것을 강력하게 지지하면서도 경기부양효과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국 일간지 유에스에이(USA) 투데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과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규모 세금감면과 재정지출을 골자로 하는 경기부양책에 대해 미국민의 3분의 2(64%)가 경제를 살리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가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절반 정도가 아무런 효과가 없다거나 오히려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답했다.

위스콘신주립대 정치학과의 찰스 프랭클린 교수는 "경기부양책의 의회 통과를 압도적으로 지지하면서도 그 효과에 대해서는 비관적으로 높게 기대를 않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경기부양책에 포함된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도 여론은 엇갈리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17%는 경기부양 관련 법안을 모두 부결시켜야 한다고 답한 반면, 부양책이 통과되기를 희망한 응답자들도 현 부양책을 수정할지 여부를 놓고 찬반이 팽팽하게 갈렸다.

또 오바마 대통령의 업무수행에 대해 64%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부정적 평가는 25%에 그쳤고, 응답자의 63%가 오바마가 현재 직면한 주요 문제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대처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후 부시 행정부와 차별되게 취한 조치중에서 4명중 3명꼴로 중동과 아프가니스탄 및 파키스탄 특사 임명, 행정부내 로비스트 역할 억제, 고연비 차량개발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관타나모 기지내 테러 용의자 수감시설의 1년내 폐쇄 명령과 낙태를 장려하거나 낙태 정보를 제공하는 국제 가족계획 단체들에 대한 정부의 예산지원 금지 조치를 해제한데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더 많았다.

관타나모 테러용의자 수감시설에 대한 폐쇄명령에 대해 응답자의 50%가 부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44%만 긍정적으로 평가해 부정적 평가가 더 많았고, 낙태장려나 낙태정보를 제공하는 국제가족계획단체에 대한 정부의 예산지원 허용 조치와 관련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35%에 그친 반면 부정적 평가는 58%로 높게 나왔다.

이에 대해 터프츠 대학의 리처드 아이셴버그 교수는 "두 항목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보수층과 중도층에서 많이 나왔다"면서 "특히 관타나모 기지 폐쇄문제에 대해서는 테러공격을 우려하는 공화당원들의 우려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워싱턴 정치에 대한 시민참여와 품격을 높이겠다는 공약에 대해서는 `별로 나아진게 없거나 악화됐다'는 응답이 `나아졌다'는 응답보다 3대1의 비율로 높아 부정적 평가가 더 많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1천27명을 상대로 실시됐고, 표준오차는 ±3% 포인트이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