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평 농식품부 장관 특강

"현재 산업으로서의 농어업은 1970년대 제조업 수준과 비슷하다.

70년대의 제조업 지원 방식을 농어업 분야에 적용하면 농어업도 압축성장이 충분히 가능하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3일 서울 회기동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서 '위기를 넘어 새로운 농식품 시대로'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제조업이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압축성장을 했듯 농어업도 압축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관련 산업이나 기술이 발전돼 있어 충분히 가능하다고 장 장관은 강조했다.

그는 농식품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요인으로 시장의 확대 가능성과 한국 농어업의 잠재력을 꼽았다.

우선 현재 67억명인 전 세계 인구가 2050년이면 90억∼100억명으로 늘면서 '먹는 것'에 관한 수요도 늘 것이란 점이다.

또 한국 농어업은 종사 인구로 보면 세계 65위, 1인당 경지 면적은 세계 139위, 농어업 종사자 평균 연령은 58.9세로 좋지 않은 여건이지만 수출은 34위, 쌀 생산은 13위, 단위면적당 곡물생산은 10위 등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 장관은 강한 농식품 산업을 위해 경영과 기술, 금융, 시장 등 4개 부문에서 '확장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영의 경우 생산의 주체인 농어가의 규모를 키워 중소 농가들은 품목별 조직화를 통해 규모화를 이루고 큰 농가는 기업농 형태로 전환해 덩치를 키워야한다고 제시했다.

장 장관은 "농업은 사실상 금융 지원이 없는 실정으로 아주 작은 실핏줄 금융은 있지만 대규모 농업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동맥 금융은 없다"며 "그런 인프라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술도 생산기술뿐 아니라 품종개발이나 가공.유통, 나아가 경영기술까지 개선시키고, 시장도 식량 자급을 목표로 하는 내수형 사고에서 수출 중심의 사고로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장 장관은 농식품 생산 외에도 농식품 유통과 농기계.종자 같은 농자재 수출, 농업 금융 등을 통해 다각적으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네덜란드의 농업을 예로 들며 "우리도 3년 정도 노력해 온실 농업 등을 키우면 농식품뿐 아니라 농자재, 농업 자금 등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식품 수출에 크게 신경을 안 써왔고 중국은 아직 고부가가치 식품산업에 뛰어들 여력이 안 된다"며 "식품산업을 잘 육성해 선점의 효과를 본다면 아시아권에선 한국이 헤게모니를 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