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증시 부양과 기업 대출 활성화를 위해 시중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사들이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3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내년 4월까지 한시적으로 최대 1조엔(약 15조원)어치의 은행 보유 주식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은행들이 보유 주식의 가격 하락으로 평가손실이 늘어나고 재무구조가 악화돼 기업 대출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일본은행이 시중은행의 보유 주식을 매입해주기는 5년 만이다. 일본은행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2년간 기업 대출 지원 등을 위해 약 3조엔어치의 은행 보유 주식을 사들인 바 있다. 앞서 일본 정부와 여당은 작년 말 시중은행의 대출여력 확대를 위해 최대 20조엔어치의 은행 보유 주식을 사주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일본은행의 이날 결정도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따른 것이다.

작년 9월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이후 금융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일본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8000엔을 밑도는 수준까지 크게 떨어졌다. 주가 하락으로 인해 8개 대형 시중은행은 현재 1조8000억엔 규모의 주식평가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