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천연가스 시장에서 생산량이나 판매가격을 담합하는 카르텔이 형성될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이광우 선임연구원은 3일 `불확실성 커지는 국제 가스 시장' 보고서에서 "작년 12월 출범한 가스수출국포럼(GECF)은 공식적으로는 가스 생산국과 소비국의 협력으로 가격안정화를 도모하겠다는 목적이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같은 자원카르텔 성격을 띨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기구에는 세계 최대의 가스 보유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15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전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73.1%, 생산량의 41.8%를 차지하고 있어 원유 매장량의 75.5%, 생산량의 43.2%를 차지하는 OPEC과 유사한 점유율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높은 점유율에도 파이프라인 방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재의 교역 특성을 감안할 때 당장은 가격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액화천연가스(LNG) 교역이 활성화되면서 독자적인 가격구조를 갖는 국제가스가격이 등장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상대적으로 운송이 자유로운 LNG 교역이 늘어나면 가스시장이 세계화되고 가스 카르텔의 영향력도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구원은 "천연가스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 상품으로 인식되면서 파이프라인의 특성을 이용한 가스 무기화가 심화되고 LNG 교역에서도 공급국가 간 결속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1960년에 출범한 OPEC이 영향력을 확보하는데 10년 이상 걸렸음을 고려할 때 가스수출국포럼 역시 영향력을 발휘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천연가스 사용이 빠르게 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국내외 가스전 개발을 활성화하고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천연가스 비축고를 확충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러시아산 가스 도입사업에서 공급자인 러시아와 중계자인 북한으로부터 안정적인 파이프라인 공급을 확실하게 보장받아야 하고, LNG 방식을 병행하는 방법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