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력 소비를 대폭 줄일 수 있는 4기가비트(Gb)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에 따라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던 서버의 유지 비용이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나온 D램 단품 가운데 용량이 가장 큰 4기가비트 DDR3 D램을 5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급 공정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9월 50나노급 공정으로 만든 2기가비트 DDR3 D램을 내놓은 지 5개월 만이다.

이번에 개발한 4기가비트 D램을 사용하면 2기가비트 제품에 비해 전력 효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6기가바이트(GB,1GB는 8기가비트)짜리 D램 모듈을 만들 때 기존 2기가비트 D램은 총 72개를 모아 구성해야 했지만,4기가비트 D램은 이를 절반(36개)으로 대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력을 40% 이상 절감할 수 있고,시스템 작동시 발열량도 크게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이 제품은 또 1.35볼트(V)로 작동해 기존 1.5V로 작동하는 D램 제품에 비해 추가로 전력 소비를 20% 이상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기가비트 DDR3 D램을 사용하면 수많은 서버를 설치,운영해야 하는 정보기술(IT) 회사들의 유지 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이라며 "최근 IT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친환경에도 부합하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 제품은 데이터 처리 속도도 빨라졌다. 1.35V 환경에서 최대 초당 1.6기가비트(Gbps)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기존 1.5V에서 동작하는 DDR3 D램보다 성능이 약 20% 향상된 셈이다. 삼성전자 측은 패키지 적층 기술(DDP)을 통해 이 제품으로 32기가바이트짜리 D램 모듈 개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4기가비트 D램 개발에 성공하면서 업계에서 가장 많은 50나노급 DDR3 D램 제품군을 확보,경쟁 업체에 비해 우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DDR3 D램은 전체 D램 시장(비트 기준)에서 올해 29%,2011년께면 75%를 차지하는 등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용어설명]

DDR3 D램=PC 등의 메모리 장치로 쓰이는 D램의 처리 속도를 2배로 개선시킨 것이 DDR(Double Data Rate) D램이다. D램이 1클럭당 1개의 데이터를 전송하는데 비해 DDR D램은 1클럭당 2개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DDR D램도 성능에 따라 DDR,DDR2,DDR3 등으로 나뉘는데 단계가 높아질 때마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2배가량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