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금융연구원장이 임기를 1년 반 앞두고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연구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원장이 오는 31일자로 사임하겠다는 뜻을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이 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유에 대해 연구원은 "일신상의 사유"라고 전했지만 금융계에선 이 원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인사인데다 이명박 정부와 철학이 워낙 차이 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원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위원을 지냈으며 2003년 3월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 발탁됐다.

이 원장은 금감위 부위원장 재직 시절 금산분리(산업자본의 금융회사 지배금지)를 강력하게 주장했으며 지금까지도 이 견해를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또 2004년 초 "삼성생명이 부당한 회계처리로 계약자 몫을 주주 몫으로 돌리고 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최근 금산분리 완화 소신을 갖고 있는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되자 "안팎에서 그만뒀으면 좋겠다는 사인이 들어오고 있다"고 지인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04년 8월에도 당시 윤증현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가 금감위원장에 임명되자 곧바로 사표를 낸 바 있다.

한편 후임 금융연구원장 후보로는 외부 인사 중에서 김태준 동덕여대 경영경제학부 교수,김대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태준 교수는 이명박 선거캠프에서 일한 바 있으며,김대식 교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 민간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윤창현 교수는 금융연구원을 잠깐 거쳐 학계에서 다양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내부 인사 중에선 박재하 부원장이 우선 꼽히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