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반도체 업체 키몬다의 파산 신청에 이어 대만 업체들의 추가 퇴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주말 키몬다의 파산 보호 신청은 다소 뜻밖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말 독일 작센주와 포르투갈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3억2500만유로의 자금 지원을 받은 지 불과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 지원에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반도체 업황이 어렵다는 점을 입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버틸만한 체력이 없는 곳은 언제든 퇴출될 수 있다는 신호를 던져준 셈이다. 관심은 대만 후발업체들로 모아진다.

대신증권은 28일 "올해 1분기 PC 시장의 비수기 진입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도 감소될 것이라는 점에서 후발업체의 도미노 현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만 정부의 지원으로 일시적인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더라도 대만업체들의 변동비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산업 재편의 시나리오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하이투자증권은 구체적으로 대만 프로모스가 키몬다에 이어 파산 보호 신청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만약 키몬다와 프로모스가 함께 청산에 들어가면 전세계 D램 웨이퍼 투입량이 8.8% 감소하게 돼 획기적인 효과를 거둘 것이란 전망이다.

프로모스는 이미 엘피다와 합작으로 작성한 보조금 신청안이 정부에게 1차 거부당했고, 재무구조와 경쟁력이 열악해 다른 업체들이 합병 대상으로 피하는 상황이다.

특히 당장 다음달에 4600억원에 달하는 전환사채 만기가 돌아온다는 점도 부담이다. 하이투자증권은 "대만 정부가 D램 업체들을 살리려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지만 프로모스가 파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D램 가격이 반등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같은 업계 재편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에게는 2년여간 계속돼 온 반도체 '치킨게임'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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