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은 4개월래 최고치

26일 국제유가는 전세계적인 극심한 경기침체로 석유수요가 급감하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도 유가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5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74센트(1.6%) 내린 배럴당 45.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3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1.53달러(3.2%) 하락한 배럴당 46.84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이날 기존주택 판매가 6.5% 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달 기존주택 판매가 474만채로 6.5%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436만채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5% 줄어든 수준인데다 주택가격도 1년 전보다 15.3% 떨어져 주택경기의 회복은 아직 요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민간경제연구기관인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2월 경기선행지수도 0.3% 상승, 예상과 달리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 역시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 부양을 위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나타난 결과여서 경기 회복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신 제너럴모터스(GM)와 캐터필러, 홈디포, 파이저 등에 이어 필립스, ING 등 전 세계 주요기업들의 대규모 감원 소식이 전해지면서 극심한 경기침체로 실업자가 늘면 석유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이날 하루 동안 발표된 기업들의 감원 규모만 7만명을 넘는 수준이어서 해고의 삭풍이 끊임없이 몰아지고 있음을 반증했다.

이로 인해 OPEC가 감산에 돌입해도 유가 하락이라는 전반적인 대세는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뉴월드 트레이딩의 버튼 슐리쳐 이사는 "약세장과 강세장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라면서 "약세장에는 공급증가와 수요감소가, 강세장에는 달러약세와 OPEC의 감산논의가 각각 자리 잡고 있다.

"라고 설명했다.

한편, 달러 약세 등의 영향으로 금 값은 4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날 NYMEX에서 2월 인도분 금 가격은 13달러나 상승한 온스당 908.80달러로 마감돼 작년 9월2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