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경기지표 호전.."지금이 사이클 저점"

유럽 경제가 이미 바닥을 쳤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가 24일 보도했다.

도이체벨레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경제가 여전히 심각한 침체에 빠져있으나 이같은 하향세가 이미 저점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는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전날 발표된 유로존의 2개 경기지표는 각국의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책, 국제유가 하락 등이 효과를 발휘해 올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유로존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해 12월에 비해 0.3포인트 오른 38.5를 기록했으며 경기체감지수(ESI)도 4개월 연속 폭락세에서 벗어나 소폭 상승으로 반전했다.

애초 전문가들은 경기체감지수가 이번 달에도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이에 따라 많은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경제가 지난해 말 이미 바닥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올 하반기 힘을 비축하는 과정을 거쳐 내년에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투자회사 드레스드너 클라인보르트의 라이너 군터만 연구원은 "이번 경기사이클의 저점이 지금"이라면서 "전환점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물론 암울한 전망을 가리키는 경기지표들이 계속 쏟아지고 있고 향후 수개월간 기업의 실적악화 소식이 이어지면서 이같은 지표 호전이 일시적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스페인,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와 같은 국가들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유로존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유로존에 가입했다는 것은 국가경제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보호막을 얻었다는 의미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자국 화폐의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을 촉진하는 것과 같은 수단을 활용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EU) 집행위는 지난주 경제성장의 둔화와 정부 지출의 확대로 올해 각국의 재정적자가 확대되면서 유로존 경제에 새로운 악재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유럽은 이제 오는 27일로 예정된 독일 Ifo 경제연구소의 1월 기업환경지수(BCI)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Ifo의 기업환경지수는 지난해 12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 1980년대 오일쇼크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ING의 카르스텐 브르체스키 연구원은 "지난주 유로존의 구매관리자지수는 새로운 움직임의 시작이었다"면서 "상황 안정이 확인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독일 기업의 투자신뢰도를 보여주는 유럽경제연구센터(ZEW) 지수가 상승한 것도 유럽 경제의 분위기 반전을 예고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20일 발표된 ZEW 지수는 지난달 마이너스 45.2에서 이번 달 마이너스 31로 크게 개선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블룸버그 통신의 전문가 예측치인 마이너스 43.1를 크게 웃돌았다.

독일은 '유럽경제의 기관차'로 불리는 유럽 최대의 경제국이며 세계 최대 수출국이다.

ZEW의 볼프강 프란츠 소장은 "최근의 낙관적 경기지표들은 올해 중반부터 경기전망이 개선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것이 금융 분석가들의 공동된 견해"라고 말했다.

미하엘 그로스 독일 경제장관도 지난주 독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5%로 예측하면서 "하반기에는 개선을 위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